한 생애를 소장한다는 것…백종찬 작가 ‘신의 손’, 부모의 시간을 예술로 새기다

시간·돌봄·인간의 존엄을 세 점의 연작에 응축한 생애의 대표작

현대 수묵의 사유와 디지털 임파스토의 질감으로 펼친 사랑의 기록…시리즈 판매가 5억 원

손은 한 사람의 생애가 가장 오래 머무는 자리다. 세월은 손등에 주름을 남기고, 노동은 마디의 형태를 바꾸며, 사랑은 누군가를 감싸는 몸짓으로 이어진다. 얼굴이 표정을 통해 순간의 감정을 드러낸다면, 손은 오랜 시간 반복해 온 삶의 태도를 보여 준다. 백종찬 작가의 ‘신의 손’ 시리즈는 그 말없는 신체의 기록에서 출발한다. 부모의 손에 축적된 시간을 바라보고, 그 안에 스며든 돌봄과 희생을 회화적 이미지로 길어 올린 작업이다.

 

BJC-ART 백종찬 작가가 자신의 생애를 대표하는 역작으로 내세운 ‘신의 손’은 세 점으로 구성된 연작이다. 사람의 이야기를 글로 기록해 온 경험과 부모의 삶을 예술로 남기려는 의지가 만나는 자리에서 탄생했다. ‘생각의 붓으로 글을 쓰고, 마음의 붓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작가의 지향은 이 시리즈에서 하나의 주제로 모인다. 한 사람을 살아 있게 했던 사랑은 어떤 모습이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손의 초상, 이름 없이 이어 온 삶의 중심

‘신의 손’에서 손은 인물의 일부를 묘사하는 소재를 넘어 독립적인 초상의 역할을 한다. 얼굴과 구체적인 장소가 물러난 화면에는 주름과 마디, 서로에게 닿은 손의 움직임이 남는다. 인물의 신원을 설명하는 정보가 줄어든 만큼, 관람자는 그 몸짓과 자신의 기억 사이에 집중하게 된다.

주름은 시간을 나타내는 선이 되고, 굵어진 관절은 반복된 노동의 흔적으로 읽힌다. 피부의 결은 한 생애가 지나간 표면이다. 작가는 그 흔적을 화면의 중심에 놓음으로써, 일상에서 쉽게 지나쳤던 부모의 신체를 오래 바라보게 한다. 익숙했던 손이 하나의 풍경처럼 깊어지는 순간이다.

 

백종찬은 자신의 글에서 “나는 손을 그리지만 결국 그리고 싶은 것은 손이 아니라 그 손으로 살아온 한 사람의 인생이다”라고 밝혔다. 

이 문장은 연작의 미학적 방향을 압축한다. 손의 외형을 통해 보이지 않는 생애에 접근하는 것, 신체의 표면에서 관계와 기억의 깊이를 발견하는 것이 작업의 핵심이다.

그의 관심은 사람들의 삶을 기록해 온 시간과 연결된다. 칭찬의 주인공들을 비롯한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만나며 바라보았던 것은 드러난 성취와 더불어 그 성취를 가능하게 한 일상의 수고였다. 가족을 위해 미뤄 둔 바람, 알아주는 이 없이 반복한 노동, 말보다 먼저 움직였던 보살핌이 한 사람의 가치를 이룬다는 생각이다. ‘신의 손’은 이러한 기록자의 시선이 이미지의 언어로 깊어진 작업이다.

접촉의 조형, 사랑이 모습을 얻는 순간

연작의 조형적 중심은 손과 손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감싸는 손, 아래에서 받치는 손, 손가락을 깊이 맞물린 손은 저마다 다른 힘과 방향으로 관계를 형성한다.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감정은 이 접촉을 통해 구체적인 자세를 얻는다.

감싸는 몸짓에는 상대를 조심스럽게 대하는 마음이 흐른다. 받치는 손은 타인의 무게를 받아들이는 배려를 드러낸다. 단단히 맞잡은 손에서는 함께 견디려는 의지와 놓지 않으려는 결속이 읽힌다. 손의 기울기와 맞닿은 면적, 손가락에 실린 긴장이 감정의 강도를 조절한다. 작품의 정서는 이러한 세부에서 형성된다.

접촉에는 돌봄의 방향이 바뀌는 시간도 담겨 있다. 한때 자녀의 몸을 들어 올렸던 손이 어느 순간 다른 손에 기대고, 보호받던 사람이 이제 상대를 받친다. 세대의 변화는 설명적인 장면 없이도 손의 관계 안에서 드러난다. 주는 손과 받는 손은 한 생애 속에서 자리를 바꾸며 서로의 시간을 이어 간다.

이러한 관계의 변화는 세 점을 함께 감상할 때 더욱 풍부해진다. 개별 작품이 특정한 몸짓의 정서에 집중한다면, 연작 전체는 돌봄과 감사, 의지와 신뢰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든다. 한 점의 이미지에서 시작된 감상이 다른 작품으로 옮겨 가며 확장되는 구조다. 세 작품을 함께 소장하는 의미 역시 이 관계의 서사를 온전히 간직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꽃과 주름의 공존, 세월을 축복하는 색채

손을 둘러싼 꽃과 빛은 화면의 정서를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이다. 부드러운 황금빛은 피부의 굴곡을 감싸며 온기를 형성하고, 붉고 노랗고 보랏빛인 꽃들은 맞잡은 손 주변에 생명감을 더한다. 밝은 색면과 깊은 음영의 교차는 손의 존재감을 부각하면서 화면에 정서적 울림을 만든다.

꽃의 화사함 곁에 놓인 주름은 더욱 선명해진다. 피어나는 생명과 오래 살아온 신체가 한 화면에 공존하며 서로 다른 시간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꽃은 손의 거친 결을 가리는 장식에 머물지 않는다. 그 결을 존중하고 기리는 색채의 헌사로 기능한다.

이 지점에서 작품의 시선은 노년의 신체를 향한 관습적인 연민에서 벗어난다. 화면의 중심을 차지한 손은 오랜 삶을 견뎌 온 존재의 무게를 지닌다. 주변을 채운 빛과 꽃은 그 무게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며, 살아온 시간 자체를 축복의 대상으로 드러낸다.

부모가 살아 있는 동안 칭찬과 감사,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뜻도 이 색채 안에 스며 있다. 작품은 기억의 보존과 함께 현재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지금 잡을 수 있는 손을 충분히 잡고 있는지, 익숙하다는 이유로 그 수고를 지나치고 있지는 않은지 묻는다.

 

디지털 임파스토, 시간에 촉각을 부여하다

‘신의 손’의 정서는 디지털 임파스토의 질감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두터운 붓질을 연상시키는 색면과 명암이 피부와 꽃잎, 옷과 배경에 겹겹이 이어지며 화면에 깊이를 만든다. 주름을 따라 형성된 음영은 손의 굴곡을 강조하고, 빛을 받은 부분은 앞으로 솟아오르는 듯한 시각적 인상을 남긴다.

이 질감은 손을 바라보는 경험에 촉각의 상상을 더한다. 관람자는 표면의 거친 결을 눈으로 따라가며 그 손이 지녔을 온도와 무게를 떠올린다. 접촉을 주제로 한 이미지가 촉각적인 표현을 통해 전달되는 셈이다. 화면 전체에 반복되는 질감은 손과 꽃, 배경을 연결하며 하나의 정서적 공간을 구축한다.

작가는 AI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이러한 두께감과 빛의 효과를 구현한다. 디지털 매체 안에서 형성된 임파스토의 시각 언어는 시간의 축적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작동한다. 겹쳐 보이는 색과 깊어진 음영이 손에 남은 세월을 감각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백종찬이 지향하는 ‘현대 수묵 디지털 임파스토’에서 수묵의 정신은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풍부한 색채와 밀도 높은 질감 속에서도 시선은 손이라는 핵심에 모인다. 삶의 본질을 응시하려는 사유가 디지털 매체의 표현 가능성과 만나는 것이다. ‘생각의 붓’과 ‘마음의 붓’이라는 작가의 언어는 이 과정에서 기록과 감각, 성찰과 이미지의 관계로 구체화된다.

 

생애의 대표작으로 제시한 세 점, 소장의 의미를 묻다

백종찬은 ‘신의 손’ 시리즈에 자신의 창작 철학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집약했다. 작품가는 1호 1억 5천만 원, 2호 1억 2천만 원, 3호 2억 3천만 원이며, 세 점의 시리즈 판매가는 5억 원이다. 작가는 부모의 생애에 대한 경의와 오랜 기록의 경험을 응축한 이 연작을 자신의 예술적 지향을 대표하는 작업으로 제시한다.

수집의 관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세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 일관성과 각 화면이 만들어 내는 관계의 차이다. 같은 손의 소재가 서로 다른 접촉과 정서로 전개되면서, 연작은 하나의 생각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의미를 넓혀 간다. 작가가 무엇을 오래 바라보았으며 무엇을 남기려 하는지가 세 점을 통해 드러난다.

작품과 소장자의 기억이 만나는 지점도 깊다. 화면 속 손은 특정한 부모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지만, 보는 이에게는 저마다 다른 얼굴과 시간을 불러온다. 유년의 기억, 생계의 무게, 병상 곁의 침묵, 말로 다 하지 못한 감사가 이미지 위에 포개진다. 작품은 그렇게 소장자의 삶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신의 손’이 제안하는 소장은 한 생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간직하는 일이다. 우리를 길러 낸 손, 삶이 흔들릴 때 붙들어 준 손, 이제는 우리가 받쳐야 할 손의 시간을 예술로 곁에 두는 것이다.

백종찬은 그 손을 통해 사랑의 가장 구체적인 모습을 기록한다. 주름과 마디를 지나 한 사람의 인생에 도달하고, 그 인생을 통해 우리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신의 손’의 깊이는 화면에 그려진 손과 화면 밖에서 살아온 우리의 시간이 맞닿는 곳에서 생겨난다.

 

‘신의 손’ 시리즈는 한정 수량으로 제작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인다. 각 작품에는 개별 에디션 고유번호가 부여되어, 한정 제작 작품으로서의 식별 정보와 소장 가치를 더한다.

 

© 예수성화연구원 · BJC ART 

작품 이미지 무단 복제·재배포 및 상업적 이용 금지

작성 2026.11.03 16:13 수정 2026.11.0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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