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추적=황규문 기자] 보령시의 농업시설 지붕형 태양광발전시설 관련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둘러싸고 입법 취지와 기존 시설에 대한 예외 적용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확대 여부가 아니다. 농업용 동·식물 관련 시설이 실제 농업 생산을 목적으로 운영되는지, 아니면 태양광발전사업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지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있다.
보령시 집행부는 조례 개정안 제출 이유에서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및 같은 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발전시설 이격거리 관련 규정 정비와 함께 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위장형 농축산물 생산시설의 활용 방지를 명시했다.
이를 위해 건축물 사용승인일부터 3년이 경과하고,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용도에 맞는 농업경영체 또는 축산업 등록과 실제 영농활동을 증빙하도록 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실제 농업시설인지 확인하기 위한 검증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경제개발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집행부 원안과 다른 내용이 추가됐다. 기존에 사용승인된 동물 및 식물 관련 시설에 대해서는 3년 경과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 부칙 제2조가 신설된 것이다.
이로 인해 조례의 핵심 검증기준을 기존 시설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제개발위원회의 수정안은 기존 사용승인 시설에 대한 경과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기존 시설의 사업 추진 가능성과 행정적 신뢰 등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기존 건축물의 사용승인과 향후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개발행위허가는 별개의 행정절차다.
건축물이 적법하게 사용승인됐다는 사실만으로 향후 발전시설 설치까지 자동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존 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실제 영농 여부를 검증하는 3년 요건을 제외해야 했는지, 그 필요성과 합리성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조례 시행 직전에 사용승인을 받은 시설과 시행 직후 사용승인을 받은 시설 사이에 3년 요건의 적용 차이가 발생한다면 행정 형평성 문제도 피하기 어렵다.
권승현 보령시의원(더불어민주당, 대천1.2동 라선거구)은 본회의 발언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농업시설 지붕형 태양광발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농업시설을 발전사업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편법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실제 농업을 영위하는 시설인지 확인하려면 3년의 영농 검증기준을 기존 시설과 신규 시설에 원칙적으로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존 건축신고 수리 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3년 요건을 제외하면 조례 개정의 본래 목적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제개발위원회 수정안 중 부칙 제2조를 삭제하는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했다.
제공된 의회 처리 경위에 따르면 두 차례 정회를 거쳐 논의한 끝에 권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대로 의결됐다. 이는 기존 시설에 대한 3년 요건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회가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개정 과정에서 보령시 행정이 설명해야 할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 위장형 농축산물 생산시설을 방지하겠다는 입법 목적을 설정하면서 실제 영농 여부를 어떤 자료와 기준으로 확인할 것인지 구체적인 검증체계를 마련했는가.
▲ 기존 사용승인 시설에 대한 3년 요건 예외를 검토하면서 시설별 실제 영농 여부와 사업 추진 경위를 조사했는가.
▲ 농업경영체 등록만으로 실제 농업 생산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지, 형식적인 등록과 서류 제출을 걸러낼 현장 확인 기준은 마련돼 있는가.
▲ 발전시설 설치 이후에도 농업시설의 본래 용도가 유지되는지 확인할 사후관리 방안은 있는가.
3년이라는 기간을 조례에 명시하는 것만으로 위장시설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농업 생산 여부를 확인할 객관적인 기준과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조례 논쟁은 집행부가 제시한 규제 목적과 경제개발위원회가 추가한 경과규정 사이에 어떤 정책적 판단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존 시설을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면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실제 영농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 예외 적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검증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농업시설은 농업 생산을 위한 시설이다. 그 본래 목적이 형식적인 등록이나 건축물 명칭만으로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보령시가 스스로 제시한 위장형 농축산물 생산시설 방지라는 입법 목적을 실제 행정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이제는 구체적인 자료와 행정기록으로 입증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