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김성준법무사사무소’ 김성준 법무사 |
법률 문제는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돌려받지 못한 돈이 문제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렵게 마련한 보금자리나 앞으로의 생계가 걸린 일이 된다. 법률적으로는 하나의 사건으로 분류되지만 그 안에는 당사자가 감당해야 할 불안과 경제적 부담,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개인의 사정이 담겨 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에 자리한 ‘김성준법무사사무소’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러한 법률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법률구조 현장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왔던 전문가가 정작 자신의 삶에서도 두 차례의 전세사기 피해를 겪었다는 이야기는 특별하게 다가왔다.
김성준 법무사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약 8년간 근무하며 다양한 생활법률 문제를 접했다. 현재는 부동산 등기뿐 아니라 소송 관련 서류 작성과 절차 안내 등 법무사의 업무 범위 안에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려운 사건이라고 처음부터 안 된다고 하기보다는 의뢰인과 함께 방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게 제가 이 사무소를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우연히 만난 법학, 뒤늦게 찾은 자신의 길
김 법무사가 처음부터 법률 전문가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강원도에서 성장한 그는 학창 시절 공부보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회상한다.
법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며 선택한 ‘법과 사회’ 과목이 예상외로 흥미롭게 다가왔다. 다른 친구들이 어렵게 느끼던 법률 개념이 자신에게는 비교적 쉽게 이해됐고, 이를 계기로 법과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대학에서도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갖지는 못했다. 운동 동아리 활동에 몰입하며 훈련과 시합을 준비했고, 졸업할 무렵이 되어서야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법대에 들어가면 누구나 사법시험 같은 것을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동아리 활동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졸업할 때쯤 되니까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그는 우선 실무부터 배우기로 했다. 처우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법률사무원으로 취업한 것도 그 때문이다. 첫 직장은 파산관재인 업무를 담당하는 변호사 사무실이었다. 그곳에서 파산과 면책 절차를 익히며 법률 실무의 기초를 쌓았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공적인 절차를 수행하는 파산관재인 업무 사이에서 차이를 느꼈다. 결국 퇴사를 선택하고 새로운 길을 찾기 시작했다.
▲ 김성준 법무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근무 당시 모습 |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보낸 8년,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다
김 법무사는 대한법률구조공단 공개채용 시험에 합격해 2018년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법률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상담하고 관련 자료를 조사하며, 사건을 검토해 소속 변호사에게 연결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공단에서는 어려운 분들이 찾아오시면 이야기를 듣고 법률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드렸어요. 그 일이 제 적성과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2026년 3월까지 이어진 약 8년의 시간은 그에게 법률 지식 이상의 것을 남겼다. 서로 다른 사정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복잡한 법률 절차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경험을 쌓았다.
퇴직을 앞두고 자신의 업무 기록을 살펴본 것도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지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 법무사에 따르면 연간 상담 건수는 약 3천 건, 누적 상담은 약 2만 4천 건에 이른다. 정식 사건으로 접수해 변호사에게 연결한 건수도 약 2천 건으로 추산된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뢰인이 당장 사건을 맡기지 않더라도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의 전세사기, 법률 전문가에게도 찾아온 삶의 위기
김 법무사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신혼 시절이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전세사기 피해를 경험했다. 첫 번째 피해 이후 배우자와 함께 거주할 새로운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배우자의 근무지 이동과 임신 등으로 안정적인 주거환경이 필요했고, 신축 빌라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법률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해왔던 그에게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아주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전세금이 묶이고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상황이 되니까 정말 막막하더라고요.”
가족이 생기고 자녀가 성장하는 상황에서 주거 문제는 단순한 금전적 손실을 넘어 삶의 안정성을 흔드는 일이었다.
그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법무사 자격시험을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며 준비했고, 결국 합격했다. 이후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법무사로서 새로운 출발을 선택했다.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시작했다고 하면 좋겠지만, 솔직히 현실적인 이유도 컸습니다. 가족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는 자신의 선택을 지나치게 미화하지 않았다. 법률 전문가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느꼈던 책임감과 현실적인 고민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 김성준 법무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근무 당시 모습 |
“어려운 사건이라고 처음부터 돌려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김성준법무사사무소가 추구하는 운영 철학은 의뢰인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가능한 해결 방법을 함께 찾는 것이다.
그는 대한법률구조공단 근무 당시 법률구조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의뢰인에게 다른 전문가를 찾아가도록 안내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필요한 절차까지 설명해줬지만, 일부 의뢰인은 다른 사무소에서 사건을 맡기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그에게 오래 남았다.
“조금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사건이라도 의뢰인이 원하신다면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고 싶어요. 도움을 요청하신 분이 계시면 끝까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 제 철학입니다.”
그는 등기 업무와 달리 소송 관련 업무는 절차가 길어질 수 있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만큼 사건을 맡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법률적 도움이 절실한 사람에게는 충분한 설명과 절차적 조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무사에게 허용된 업무 범위 안에서 가능한 방법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다른 전문가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한 사회초년생의 삶을 바꾼 파산·면책 사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묻자 김 법무사는 24세 여성 의뢰인의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의뢰인은 아버지가 자신의 명의를 도용하면서 약 7천만~8천만 원의 채무를 떠안게 된 상황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감당하기 어려운 빚이 생겼고, 채권추심으로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젊은 나이라는 이유로 파산·면책 절차 진행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김 법무사는 파산관재인 사무실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을 검토했다. 의뢰인이 채무 발생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정과 관련 자료를 살펴본 뒤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당시 신청서 작성 등 실무를 담당했고, 사건은 최종적으로 면책 결정으로 이어졌다.
“그분이 정말 많이 불안해하셨어요. 채권추심을 하는 사람들이 아르바이트하던 곳까지 찾아오기도 했거든요. 결국 면책을 받았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에게 이 사건은 단순히 좋은 결과를 얻은 사례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삶을 짓누르던 문제를 법률 절차를 통해 덜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자신의 일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기 때문이다.
법률 상담의 끝에는 의뢰인의 선택이 남아야 한다
김 법무사가 상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설명과 선택의 과정이다.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뿐 아니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준비해야 할 사항까지 안내하려고 한다.
의뢰인이 충분한 정보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 절차를 선택하도록 유도하기보다 가능한 방법과 예상되는 부담을 이해한 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의뢰인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생각할 시간을 드리고 싶어요. 당장 사건을 맡기는 것보다 그분이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 번의 사건 처리로 관계가 끝나기보다 오랫동안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자신의 전문 분야를 넘어서는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 체계를 넓히고 있다. 세무사와 행정사 등 다른 자격사들과 교류하며 의뢰인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적절한 전문가에게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중이다.
![]() ▲ 김성준 법무사 |
인공지능 시대, 전문직의 경쟁력은 결국 신뢰와 책임
김 법무사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법률 서비스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한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법률 정보를 찾아보거나 서류 작성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을 단순히 기술 발전의 결과로만 보지 않는다. 전문직에 대한 신뢰가 충분하지 않을 때 사람들은 다른 방법을 찾게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결국 전문직이 신뢰를 얻으려면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책임 있게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그는 법무사 개개인이 전문성을 높이고 업무 결과에 책임지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자격이 없는 사람이 전문적인 법률 업무를 수행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적절한 제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문직의 본질은 단순히 지식을 보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활용한 업무에 책임을 지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제가 마음을 놓는 순간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김 법무사는 앞으로 사무소의 운영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사업 확장과 내실 강화 사이에서는 아직 고민이 많다. 자신의 실력을 끊임없이 점검하는 성향 때문에 성급한 확장보다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마음을 놓는 순간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제 능력을 다시 점검하려고 합니다.”
그는 청량리역 인근이라는 교통 접근성도 사무소의 장점으로 꼽았다. 여러 지역에서 방문하기 편리한 입지를 바탕으로 장기간 신뢰를 쌓고 싶다는 뜻이다.
특히 경제적 여건 때문에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상담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사무소를 찾은 사람이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한 채 돌아가는 일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다.
자신의 권리를 아는 것에서 시작되는 법률적 보호
김 법무사는 법률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알고 필요한 조치를 미루지 말라고 조언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보호받기 어렵다는 말이 있잖아요.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AI나 무료 법률 상담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잘못된 초기 대응은 오히려 시간과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그는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김 법무사의 솔직함이었다. 대학 시절의 방황부터 안정적인 직장을 떠난 이유, 두 차례의 전세사기 피해까지 자신의 삶을 꾸밈없이 들려줬다.
오랫동안 법률구조 현장에서 타인의 어려움을 도왔던 그 역시 법률 문제 앞에서 막막함을 경험했다. 그 시간이 의뢰인의 불안과 현실적인 부담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밑바탕이 됐을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거창한 성과보다 도움을 요청한 사람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법률 지식에 현장 경험과 삶의 이해를 더한 김 법무사가 청량리에서 어떤 신뢰를 쌓아갈지 기대된다.
김성준법무사사무소의 주요 업무와 상담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 온라인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 https://ksj-law.netlify.ap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