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강유담기자] 정부가 다문화가족 지원 제도의 형평성 점검에 나선 가운데, 지원 기준을 조정하더라도 이주민이 겪는 차별과 정책 사각지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소득 등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는 동시에 다문화가족의 개별적인 지원 필요를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경향신문의 11월 3일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다문화가족에 일률적으로 우선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한지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지원하는 방향을 제시하며 다문화가정 우대 제도를 포함한 공공서비스 지원 기준을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합리적 근거가 없는 혜택은 제도 신뢰를 훼손하고 약자 혐오를 선동하는 세력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보이지 않는 차별이 여전하다”며 지원을 지속하는 것과 함께 차별을 없애는 정책에도 여러 부처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지원의 형평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다문화가족이 겪는 차별을 함께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원 기준을 둘러싼 논의는 이전에도 있었다. 여성가족부가 201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한 연구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대학 입학 할당·가산점과 주택 특별공급 우선순위 등을 역차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례로 꼽았다. 연구진은 경제적·가족구조적 취약성과 개별 욕구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후 일부 제도에는 소득 등을 반영한 기준이 도입됐다. 다문화가족 방문교육 자녀생활서비스는 2014년 10월부터 소득별 본인부담금을 적용했다. 현재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에는 무료로 제공하고 이를 넘으면 본인부담금을 받는다. 다문화가족 국민주택 특별공급도 소득과 무주택기간 등을 종합 평가해 저소득 가구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사업도 추진됐다. 정부는 2024년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취약·위기 가족에게 상담과 사례관리 등을 제공하는 ‘온가족보듬사업’을 도입했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기초학습·진로설계 지원과 결혼이민자 특화 직업훈련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서비스 이용 증가가 생활의 어려움 감소로 이어졌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2024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서 결혼이민자·귀화자의 최근 1년간 지원서비스 이용률은 21.5%로, 2021년 14.3%보다 높아졌다. 반면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62.3%로 3년 전 62.1%와 비슷했다. 자녀교육 문제를 의논하거나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도 21.1%였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혜자와 지원 추이에 관한 데이터, 전문가 의견, 국제 기준에 근거한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논의가 합법 체류 외국인의 사회보장 확대 등 사각지대 해소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경은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필요한 지원까지 줄거나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다문화가족의 법적 정의 밖에 있는 이주배경 아동의 보완책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다문화가족 정책 시행과제 전반에 대한 성과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시행 중인 제4차 다문화가족 정책 기본계획의 기간은 2023~2027년이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별 시행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