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덟 달째 이어진 미국과의 전쟁 속에서 이란이 처음으로 '대화'라는 단어에 무게를 실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미국과의 전쟁 위험을 대화로 풀도록 정부에 일부 권한을 주었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권을 쥔 최고지도자의 위임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그러나 미국의 요구와 이란의 조건 사이는 여전히 멀다. 미국 중간선거 당일, 중동은 다시 협상 테이블과 전쟁터 사이에 서 있다.
지도자가 바뀐 나라, 끝나지 않은 전쟁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숨진 뒤,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자리를 이었다. 이란과 미국의 전쟁은 여덟 달째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뱃길은 막혔고, 미국은 이란 항구를 해상 봉쇄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뒤 공습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고지도자의 위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일 주지사·시장들과 민생 개선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미국과의 전쟁 위험을 대화로 풀기 위해 최고지도자가 정부에 일부 권한을 주었다고 밝혔다. 신정 체제에서 최종 결정권은 최고지도자에게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위임은 정부의 협상에 힘을 실어 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위임의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굴복은 없다, 그러나 대화는 한다"
페제시키안은 전쟁에서는 누구도 이길 수 없으며, 적들이 무력으로 이란을 굴복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상대의 거짓과 과도한 요구에는 단호히 맞서겠다며, 국민의 불안을 덜고 버티는 힘을 키우자고 호소했다. 같은 날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카타르의 중재로 도하에서 이어진 협의가 매우 집중적이었지만 큰 돌파구는 없었다고 했다. 앞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의 모흐센 레자이 사무총장에게 대화 재개를 제안하는 서한을 보냈다. 레자이는 아직 답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어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위임장은 생겼지만 거리는 그대로
미국은 우라늄 농축에 대한 양보를 요구하고, 이란은 해상 봉쇄 해제와 동결 자산 반환 등 일곱 가지 조건을 내걸고 있다. 위임장은 생겼지만, 두 나라 사이의 거리는 아직 좁혀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