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도 매일 암세포 수천 개?”…DNA 손상과 암 발생은 다르다

DNA 손상·돌연변이가 생겼다고 모두 암세포는 아냐…‘매일 수천 개’는 보편적 수치로 보기 어려워

정상 조직에서도 암 관련 변이 발견…여러 변화와 세포 주변 환경 등이 발생에 관여

면역 감시는 방어체계의 일부…암 진단을 개인의 ‘면역력 부족’ 탓으로 돌려선 안 돼

“건강한 사람 몸에서도 매일 수천 개의 암세포가 생긴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불안해질 수 있다. 몸속에서 암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면역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병으로 이어질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표현은 DNA 손상과 돌연변이, 암세포를 한데 묶어 설명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몸에서 세포가 분열하고 살아가는 동안 DNA 손상이나 유전적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것은 맞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생긴 세포를 모두 암세포라고 부를 수는 없다. ‘매일 수천 개’라는 숫자 역시 건강한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확립된 의학적 수치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DNA가 손상된 세포와 암세포…같은 의미가 아니다

DNA는 세포의 성장과 분열 등에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세포가 증식하는 과정의 오류나 담배 연기·자외선 등 외부 요인으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대부분의 유전적 변화가 그 자체로 해로운 것은 아니며, 여러 변화가 축적되면서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DNA에 변화가 있다는 사실과 암이 발생했다는 진단은 구분해야 한다. NCI

 

DNA 손상과 돌연변이도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다. 손상이 복구될 수 있는 반면, 일부는 DNA 염기서열의 변화로 남을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위치와 종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정상 조직에서도 암 관련 변이…발견됐다고 곧 암은 아냐

정상적으로 보이고 기능하는 조직에서도 암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될 수 있다. 이는 변이가 있는 세포가 존재하는 것과 실제 암으로 진행하는 것이 별개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웰컴 생어연구소는 정상 피부와 식도 조직에 암에서 흔히 관찰되는 변이를 가진 세포가 널리 존재할 수 있지만, 조직은 정상적인 모습과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세포의 경쟁과 암 발생을 억제하는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sanger.ac.uk

 

암 관련 변이가 있다고 모든 세포가 같은 경로로 진행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변화가 추가로 생기는지, 세포가 놓인 조직 환경이 어떤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암 발생을 막는 방어체계…면역만의 역할은 아니다

우리 몸에는 DNA를 복구하고, 비정상적인 세포의 증식을 제한하거나 손상된 세포가 제거되도록 하는 여러 장치가 있다. 면역계도 비정상 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하는 데 관여한다.

 

NCI는 암세포가 정상적인 성장·분열 조절 신호를 무시하거나 면역계의 공격을 피하는 등의 특징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암 발생은 단순히 이상 세포가 생겼느냐만이 아니라, 여러 조절체계를 벗어나 성장하는 과정과 관련된다. NCI

 

따라서 “매일 생긴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모두 없애주기 때문에 건강하다”는 설명만으로 암의 발생과 예방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암에 걸렸다면 면역력이 약해서?…환자 책임으로 돌릴 수 없어

암 진단을 받은 뒤 자신의 생활이나 체력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자책하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암은 나이와 유전적 요인, 환경 노출, 감염 등 여러 요소가 관여하는 질환이다. 진단 사실만으로 개인의 면역 상태나 생활 태도를 평가할 수 없다.

 

암세포는 면역계에 잘 보이지 않도록 변하거나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살아남기도 한다. NCI는 일부 면역치료가 이러한 회피 기전에 대응하도록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일반적인 의미의 ‘면역력을 높이면 암이 사라진다’는 주장과는 다르다. NCI

 

‘하루 암세포 수’보다…확인된 위험요인과 검진에 주목해야

건강정보에서 특정 숫자가 등장하면 무엇을 암세포로 정의했는지, 실제로 무엇을 측정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DNA 손상 건수나 돌연변이를 가진 세포 수를 그대로 하루 암세포 발생량으로 바꾸어 해석해서는 안 된다.

 

‘매일 암세포가 생긴다’는 말이 특정 식품이나 보충제, 치료의 효과를 입증하는 근거가 되는 것도 아니다. 효과를 주장하려면 해당 제품이나 치료가 사람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지 별도의 임상 근거가 필요하다.

 

몸에서 유전적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는 암 발생으로 받아들이며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암 발생 과정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확인된 위험요인을 줄이며 개인에게 권고된 검진과 추적관찰을 이어가는 것이 더 실질적인 대응이다.

 

자료: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What Is Cancer?」·「The Genetics of Cancer」·암 면역치료 안내, 웰컴 생어연구소 정상 조직의 돌연변이 연구 소개.

작성 2026.10.28 15:42 수정 2026.10.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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