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이진희] 드라마 '참교육'의 카타르시스, 그 불편한 진실

▲이진희/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왜 우리는 폭력적인 판타지 드라마에 열광하는가? 인기리에 연재된 웹툰 ‘참교육’이 드라마로 제작, 공개되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드라마는 대한민국 교실 한복판에 폭탄 같은 질문을 던진다. 교권이 붕괴된 교육 현장에 즉각 개입하는 무자비한 폭력이 작금의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드라마의 시작은 학생 체벌 금지 이후 대한민국의 학교 질서가 완전히 붕괴되어 학생을 지도하는 여교사가 학생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으로부터 비롯된다.

 

드라마는 여러 에피소드의 연작 형식으로, 작품이 그리는 교육 현장은 때로는 과장처럼 보이지만, 수업 방해, 왕따, 학교폭력, 학부모 갑질, 촉법소년 범죄, 사이버 도박, 마약, 조폭 등 우리 교육 현장에서 실제 발생한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 학교는 폭주하는 민원에 시달리고, 교사는 학생 지도의 수단을 잃어 힘없는 존재가 되었으며, 피해자는 억울해도 참는 선택지 밖에 없는, 그야말로 학교 사회의 무력감을 정면으로 드러낸다.

 

이에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한민국 교육부장관 직속으로 교권보호국이 신설되고 특전사 출신인 나화진(김무열 분), 임한림(진기주 분)이 감독관으로 배치되어 사안이 발생한 학교에 급파된다. 이들은 학교폭력 가해자들을 가차 없이 폭력으로 응징하고 벌준다.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정의가 구현되고, 학교폭력 피해자의 분노를 드라마에서나마 속 시원하게 해소해주니 통쾌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온전히 실현되지 않는 정의와 억압된 분노를 비현실적인 판타지 드라마에서만 폭력의 카타르시스를 통해 대리 충족해야하는 무력한 현실이 불편하지 않은가?

 

우리는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고 교육의 본질과도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지만, 왜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일까? 공적 시스템이 현실에서 기능을 상실할 때, 혜성처럼 등장하는 다크 히어로를 통한 대리만족이 아닐까?

 

더불어 학교는 더 이상 무법천지가 되어서는 안 되고, 교실은 힘의 서열에 따라 가해자의 잔인한 폭력과 방관자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누군가가 지옥을 경험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모두의 공감이다. 다시금 학교는 활기찬 배움의 소리가 가득한 행복한 교육 공간이 되기를 소망하는 우리의 바람이다.

 

지금도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어디에선가 고통을 호소하고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소신 있게 정당한 생활지도를 한 교사는 노심초사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올까 염려할지도 모른다. 학교 관계자들은 민원과 소송에 골머리를 앓을까봐 사직을 고민할 지도 모른다.

 

학생의 권리가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고, 교사의 교권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소수의 학생과 학부모를 실질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은 충분하지 않다. 그들은 반복적인 전화와, 학교 방문,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교육청, 국민신문고, 국가권익위 등을 비롯한 각종 민원을 돌아가면서 제기하고 아동학대 신고를 감행한다.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교원을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신고의 경우, 수사가 완료된 사건의 95.2%는 불기소 또는 불입건으로 종결됐다. 민원과 신고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가해지는 불이익은 현실적으로 없다.

 

이런 현실 앞에서 결국 학교는 정당한 교육활동보다 소송이나 민원 방어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교사는 사명감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적극적 지도보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면서 소극적인 지도나 갈등을 회피할 궁리를 하게 만든다.

 

드라마 참교육의 사이다 맛 통쾌함보다 우리가 불편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이 드라마를 주먹 한방의 강력한 해결사가 보여주는 자극적인 오락물로 소비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동안 논의의 중심에서 다소 주춤했던 학생 인권 존중과 더불어 교권 확립이 이 드라마로 인해 우리 사회의 거대 담론으로 더욱 확산되어 진지한 논의와 성찰을 통해 소중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 ‘참교육’ 포스터 (필자 제공) ⓒ한국공공정책신문



이진희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교육학박사)

(현) 진해세화여자고등학교 교장

(전) 서울대학교 강사

(전) EBS 수능윤리 강사




작성 2026.06.16 17:47 수정 2026.06.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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