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이진희] 초과근무수당과 모럴 해저드

▲이진희/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최진실 기자]  1920년대 국제노동기구에서는 노동시간을 1일 8시간, 주당 48시간으로 제시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근로기준법에서 법적인 근무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정해진 시간 외에 추가로 근무하는 것을 초과근무라 하고, 이는 업종에 따라 잔업, 시간외 근무, 특근, 야근이라는 말로도 부르고 있다. 실제 노동시간은 통상 법률과, 고용자와 노동자의 합의에 의해 정해지는데, 각 나라에서는 약자인 근로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자가 과도한 초과근무를 강요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1일 8시간, 주 5일 동안의 40시간과, 노사 합의로 허용되는 최대 연장근무 시간인 주 12시간이 합쳐져서 법적 상한선이 52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주 52시간의 근무시간을 넘기면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근로형태나 업무 성질상 추가로 하는 근무수당을 정확히 집계하기 어려운 경우에 수당을 급여에 미리 포함한 계약형태인 포괄임금제의 경우에도 역시 52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점에 대해 사용자도, 근로자도 명확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이러한 초과근무가 문제되는 것은 사적 기업과 공적 기업에서 그 양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사적 기업에서는 근로자에게 일을 많이 시키고 초과수당을 주지 않거나 적게 주려는 악덕 사용자가 주로 문제시 되고 있다. 반면 공적 기업에서는 초과근무수당을 부정수급하는 근로자가 주로 문제시 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겠는가?

사적 기업에서는 더 많은 이윤 창출을 위해 근로자의 인건비 비중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이고, 공적 기업에서는 소위 눈먼 돈인 나랏돈이기에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얄팍한 속내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윤 창출을 위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불법 노동착취는 법적인 문제를 발생시키고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함으로써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악덕 기업으로 전락하여 이윤 창출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공적 조직에서의 초과근무 부정수급은 일 개인의 비위를 넘어 조직내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식의 나랏돈 빼먹기’의 모럴 해저드의 양상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퇴근 후나 저녁식사 후에 사무실로 돌아와 근무기록을 허위로 기록하는 경우, 주말에 사무실에서 근무한 것처럼 기록하는 경우, 동료에게 자신의 시스템 계정을 알려준 뒤 허위로 초과근무를 입력하게 하는 경우, 자신의 신분증을 맡겨 출퇴근 인식을 거짓으로 하도록 요청한 경우, 심지어 자신의 지문을 실리콘으로 본떠 부하직원에게 야근한 것처럼 찍도록 지시한 경우 등도 있다. 정작 근무시간에는 빈둥빈둥 놀다가 근무시간 이후 일한다고 초과근무를 상신한 경우나 놀멍 쉬멍 근무지에서 초과근무 신청하고 빈둥거리는 것은 그나마 양반인 셈이다.

 

문제가 발생해도 공적 조직 일부에서는 제 식구 감싸기 타령을 하고 있거나, 급여가 적으니 임금 보전차원에서 이렇게 라도 해야한다고 불법행위를 자기 합리화, 정당화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초과근무 수당의 재원은 결국 국민의 혈세가 아니던가? 피땀 흘려 세금 낸 국민들의 입장에서 이런 변명은 어이가 없을 뿐이다. 따라서 이런 보도가 나올 때마다 공적 조직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저하까지 초래하는 문제도 발생시킨다.

 

이제라도 부정 초과근무로 인해 줄줄 새는 나랏돈,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한다. 명백한 기준을 설정하여 엄정하게 관리하고, 적발 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일벌백계의 엄중 문책으로 불법 만연과 도덕적 기강해이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허술한 초과근무 행정 관리로 인해 열심히 일한 국민이 세금 낼 맛이 안 나게 해서야 되겠는가? 철저한 관리가 요망된다.



이진희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교육학박사)

(현) 진해세화여자고등학교 교장

(전) 서울대학교 강사

(전) EBS 수능윤리 강사




 

 

작성 2026.03.19 11:37 수정 2026.03.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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