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정유순] 공짜가 제일 비싸다

▲ 정유순/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우리 속담에 “공짜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도 소는 값이 비싼 가축이지만, 농경문화 시절에는 소를 몇 마리 소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집의 부(富)의 정도를 짐작하기도 하였다. 소는 논이나 밭을 갈 때 아주 유용한 동물이었고 수레를 이용하여 물건을 운반할 때 큰 몫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고급의 단백질 공급원 이었다. 일반 가정에서는 쇠고기를 명절에나 맛 볼 수 있을 정도로 귀한 것이었다.


지금은 식용(食用)으로 집단 사육하여 공급되고 있어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그래도 다른 고기에 비해 값이 비싸다. 공급량이 모자라 미국 등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가끔 광우병(狂牛病)이 말썽을 부리기도 한다. 소는 음식을 소화하는 위를 4개나 가지고 있는 초식동물인데, 쉽게 키우려고 고기를 갈아서 먹이로 사용하여 육식동물로 만들려고 하니 소도 환장할 일이다. 그러니 소가 안 미칠 수가 있겠는가?

 

만약에 소를 공짜로 얻는 사람이 있다면 그 소를 키우던 사람은 그 소를 잃어버렸거나 다른 사람이 그 값을 지불(支拂)하였을 것이다. 가령 남의 소를 도둑질하여 얻었다면 소값은 물론 법에 의하여 죄값을 더 치러야 한다. 결론적으로 공짜는 없다는 이야기다. 어떤 조직이나 사회 전체의 이익이 일정하여 한쪽이 이익을 얻으면 반드시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본다. 이런 상태를 ‘제로섬’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가끔 공직자들이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뉴스가 되곤 하는데, 관련 공직자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그 공직자가 박봉에 시달리는 살림에 보탬을 주는 순수한 마음에서 주는 것보다는, 그 이상의 대가나 보상을 바라고 주는 일종의 거래를 트려는 속샘이다. 설령 지금은 아니더라도 장래에 더 많은 보답을 바라고 하는 일종의 거래인 샘이다. 한마디로 기업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 한다. 언젠가 일본에서는 어머니로부터 받아 쓴 돈조차 부도덕한 정치자금이라 하여 수상(首相)직을 내놓아야 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공짜를 바라는 마음이 많은 것 같다. 노력은 하지 않고 요행수를 바라며 ‘로또복권’을 사서 일주일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기업에서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뇌물을 먹이는 것도 일종의 요행수를 바라는 것과 비슷하다. 반대로 기업이나 개인이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적당히 처리하거나 남에게 은근슬쩍 떠넘기는 것도 일종의 공짜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당연히 내야할 세금을 포탈(逋脫)하듯 지켜야 할 자연과 환경을 착취하는 공짜심리가 우리의 금수강산을 악화시켰다. 공기로 숨을 쉬면서도 얼굴에 콧구멍이 어디 있는 지도 모른다. 자연의 숲에서 뿜어 나오는 신선함을 만끽하면서도 피부의 감각을 마비시킨다. 바다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속삭임을 외면하려 한다. 땅속에 깊이 박혀 있는 우리들의 뿌리를 잊어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러한 환경의 고마움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대하고 만다. 아예 이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만다.

 

병들어 신음하면 멀리 한쪽으로 비켜 나가려고만 한다. 그저 ‘눈감으면 모르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착각을 일부러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달콤한 공짜는 이자에 이자를 더하여 훗날 갚아야 한다. 우리가 갚지 못하면 우리 아들이나 손자까지 대를 이어 갚아야 한다. 공짜의 유효기간은 없다. 한번 공짜는 영원한 부채(負債)다. 자연이 제공하는 공짜는 제일 비싼 것이다. 아니, 후에 갚아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하여튼 공짜심리는 도둑심보이다.


이렇듯 자연이 제공하는 공짜에 대한 부채를 줄이는 방법은 감사하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도 숨을 쉬게 해 주시고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도록 해 주어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그리고 피할 것은 피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으면 공짜로 인한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굴업도 꽃사슴 (필자 정유순 제공) ⓒ한국공공정책신문




瓦也 정유순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저서 <정유순의 세상걷기>, 

    <강 따라 물 따라>(신간) 등





 

작성 2025.11.17 12:46 수정 2025.11.1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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